습관처럼 거울을 들여다봤어.
동그랗게 떠오르는 내가 보이더라.
나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나
남에게도 너무나 익숙해져 버린 내가
거울 속에 떠올라 있었어.
때로 사람들은 말이야,
내 마음이 솜뭉치인 줄 알아.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길이
습관에 갇혀 굳어버린 탓이겠지.
익숙해진다는 것은
저절로 무뎌진다는 것일 거야.
이렇게 무뎌지는 일이
때로 더 깊숙한 아픔이라는 걸
이제 비로소 알 것 같아.
거울 속의 나를 들여다보며
이렇게 중얼거리곤 해.
익숙해져가는 내 모습이 슬프더라도
슬픔에 익숙해질 수는 없다고 말이야.
슬픔이 제아무리 크고 깊어도
눈물로 씻을 수 없는 슬픔은
이 세상에 없다는 말을 나는 믿거든.
익숙해진다는 것은 슬프지만, 그 슬픔에
무뎌지거나 익숙해지지는 않을 거야.
습관과도 같은 슬픔은
나를 더 많이 아프게 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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