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무릎뼈 사이로 가을이 온다.
입추에 풀벌레 뚜두뚝 울고
앉고 일어설 때면 사뭇 찬바람은
아휴 아휴 분다.
이만치를 도려냈으면 좋것서야
뭣이 여기에 들어서 이렇게 아프다냐
들기는 뭐가 들어요.
고것이 다 자식들이 갉아먹은 거지
얼굴 숙이며 한마디 거들자
아녀, 오면 가야 하는디 고것이 가장 걱정이여
자식들 속 썩이지 말고 퍼뜩 가야 허는디
그 오지게 아픈 다리로
중추절에 금강산 구경은 꼭 가야 한다는 어머니
무릎뼈가 아파도 기어서라도 갈 수 있다는,
자식이 구경시켜 주는디 뭣이 문제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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