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을 모른다구요? 괜찮아요. 미안해하지 마요. 당신이 내 이름을 몰라서 다정히 불러주지 못한다 해도 나는 이미 한 송이 꽃이거든요. 미안한 마음에 손 내밀어 어루만져 주지 않아도 괜찮아요, 미안해하는 당신 마음이 이미 내 마음에 닿았으니까요. 그 마음이 사랑이 아닌 애잔한 연민이라 할지라도 나는 정말 괜찮아요. 이름 없는 단 한 송이 꽃이라 해도 나는 이미 곱디고운 꽃이니까요. 지나는 바람이 산들거리며 나와 친구해 주고 눈부신 햇살이 보송보송 나와 친구해 주고 빛나는 밤별들이 다정하게 내 고단함을 어루만져 주니까요. 그리고 당신 마음이 이미 내 안에 닿았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