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도 사랑 같아요. 어쩜 그렇게 싸악 얼굴 바꾸고 돌아서는지... 언제 뜨겁게 사랑했던 적이 있냐고 우리가 했던 게 사랑이라는 거 맞느냐고 그토록 쌀쌀맞은 뒷모습을 보이는지. 계절도 인생 같아요. 겅중겅중 건너뛰는 법이 없거든요. 밟고 가야 할 발자국 하나씩을 또박또박 밟으며 걸어가듯이 내릴 비 내릴 만큼 내려야 하고 거친 바람 불 만큼 불어야 하고 뜨거울 만큼 뜨거워야 하고 그런 후에야 비로소 하나의 계절을 거두어들어기든요. 계절도 핑그르르 돌아서는 우리들 마음 같아요. 창문을 활짝 열라고 했다가 또 닫으라고 하거든요. 닫아둔 창문 밖에서 우수수 바람소리도 내고 닫아건 창문 밖에서 나직한 울음소리도 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