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처럼 거울을 들여다봤어. 동그랗게 떠오르는 내가 보이더라. 나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나 남에게도 너무나 익숙해져 버린 내가 거울 속에 떠올라 있었어. 때로 사람들은 말이야, 내 마음이 솜뭉치인 줄 알아.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길이 습관에 갇혀 굳어버린 탓이겠지. 익숙해진다는 것은 저절로 무뎌진다는 것일 거야. 이렇게 무뎌지는 일이 때로 더 깊숙한 아픔이라는 걸 이제 비로소 알 것 같아. 거울 속의 나를 들여다보며 이렇게 중얼거리곤 해. 익숙해져가는 내 모습이 슬프더라도 슬픔에 익숙해질 수는 없다고 말이야. 슬픔이 제아무리 크고 깊어도 눈물로 씻을 수 없는 슬픔은 이 세상에 없다는 말을 나는 믿거든. 익숙해진다는 것은 슬프지만, 그 슬픔에 무뎌지거나 익숙해지지는 않을 거야. 습관과도 같은 슬픔은 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