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임 3

내 어깨를 빌려주고 싶습니다

내 당신에게 빌려주고자 하는 것이 있습니다. 작지만 내 어깨를 빌려주고 싶습니다. 어느 때 당신이 힘겨워 몸을 가누지 못하거든 내게로 와 떨리는 내 어깨에 몸을 기대어 보세요. 어릴 적... 운동장 끝에 하늘 가릴 만큼 커다란 느티나무를 기억하나요. 나무 둥지에 귀를 대어 보면 그의 어깨도 가늘게 떨리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내 삶의 무게가 짐짓 무거워 쉬고 플때 떨리는 느티나무의 어깨에 잠시 기대어 서 봅니다. 그의 떨림은 곧 나의 떨림이 되고 곧 그것은 설렘이 됩니다. 이렇게 어깨에 기대고 있음으로 나의 쉼은 행복했었습니다. 당신에게도 주고 싶습니다. 영원은 아니라도 내 살아 있는 동안 빌려 주고 싶습니다... 느티나무의 가는 떨림이 주던 설레임처럼 내 어깨위의 떨림이 당신에게 한가닥 쉴 수 있..

Diary/Diary 2007.12.21

12월의 편지

드디어 시작되었어요 그분을 기다리는 설레임... 가슴 따스하게 안아줄 수 있는 이 계절을 경축합니다. 저는 이 성탄의 계절이 오면 항상 기대에 들뜨곤 합니다. 사순절 못지않게 대림절 기간 동안 나름의 계획을 세우기도 하지요 그러나 정작 우리가 축하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이 설레임의 근원에는 무엇이 있는 것일까요? 힘들고 고단했던 날들이 아름답게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어지리라는 희망, 새로이 태어나리라는 희망이 제 안과 밖을 돌아보게 하는 것 같습니다. 이 설레임이 아직도 오지 않은 성탄의 들뜸으로 이어지지 않고, 지금에 충실할 수 있도록 저의 영혼에 숨을 불어넣어 주면 좋겠습니다. 주님은 제가 만반의 태세로 서 있지 않아도 오실 것 같아요. 그렇다고 흥청망청 불을 밝힐 기름을 준비하지 못한 미련한 처녀..

Diary/Diary 2007.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