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34

영혼들아 안녕?

영혼아 넌 보이지 않아. 네 손을 마주잡을 수도 없고 네 목소리를 들을 수도 없어. 그러나 난 알아. 네가 늘 내 곁에 머무르고 있다는 거 맑고 투명한 느낌으로 널 느낄 수 있어. 넌 소멸되지 않은 하나의 완전한 사랑이거든. 가끔은 그래. 지구의 자전이라도 잠시잠깐 멈추게 하고 싶은 때가 있어. 한 줄기 바람처럼 우연히 단 한 순간만이라도 널 만날 수 있다면 일시 정지를 외치며 뛰어오르고 싶어. 그러나 난 알아. 내가 널 기억하는 동안에는 네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걸 알아. 사랑하는 이들의 곁에서 꿈결처럼 떠돌고 있는 세상의 모든 영혼들에게 안녕하냐고 묻고 싶어. 안녕하지? 영혼들아 안녕? 그리고....안녕!

Diary/Diary 2007.12.14

안부가 그리운 날

사는 일이 쓸쓸할수록 두어 줄의 안부가 그립습니다. 마음 안에 추절추절 비 내리던 날 실개천의 황토빛 사연들 그 여름의 무심한 강역에 지절대며 마음을 허물고 있습니다. 누군가를 온전히 사랑한다는 것은 자기를 완전하게 벗는 일이라는 걸 나를 허물어 너를 기다릴 수 있다면 기꺼이 죽으리라고 세상 가장 낮은 곳으로 흘러내릴 거라고 사는 일보다 꿈꾸는 일이 더욱 두려웠던 날들 목발을 짚고 서 있던 설익은 시간조차도 사랑할 줄 모르면서 무엇인가 담아낼 수 있으리라 무작정 믿었던 시절들 그 또한 사는 일이라고 눈길이 어두워질수록 지나온 것들이 그립습니다. 터진 구름 사이로 며칠째 먹 가슴을 통째로 쓸어내리던 비가 여름 샛강의 허리춤을 넓히며 몇 마디 부질없는 안부를 묻고 있습니다. 잘 있느냐고...

Diary/Diary 2007.12.06

너에게 전하는 예쁜 메시지

첫 번째 메시지 누군가를 사랑하지만 그 사람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일은 가슴 아픈 일입니다. 하지만, 더욱 가슴 아픈 일은 누군가를 사랑하지만 그 사람에게 당신이 그 사람을 어떻게 느끼는지 차마 알리지 못하는 일입니다. 두 번째 메시지 우리가 무엇을 잃기 전까지는 그 잃어버린 것의 소중함을 모르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무엇을 얻기 전까지는 우리에게 무엇이 부족한지를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세 번째 메시지 인생에서 슬픈 일은 누군가를 만나고 그 사람이 당신에게 소중한 의미로 다가왔지만 결국 인연이 아님을 깨닫고 그 사람을 보내야 하는 일입니다. 네 번째 메시지 누군가에게 첫눈에 반하기까지는 1분밖에 안 걸리고 누군가에게 호감을 가지게 되기까지는 1시간밖에 안 걸리며 누군가를 사..

Diary/Diary 2007.12.04

함께 있으면 좋은 사람

그대를 만나던 날 느낌이 참 좋았습니다 착한 눈빛, 해맑은 웃음 한 마디, 한 마디의 말에도 따뜻한 배려가 있어 잠시 동안 함께 있었는데 오래 사귄 친구처럼 마음이 편안했습니다 내가 하는 말들을 웃는 얼굴로 잘 들어주고 어떤 격식이나 체면 차림없이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솔직하고 담백함이 참으로 좋았습니다 그대가 내 마음을 읽어주는 것만 같아 둥지를 잃은 새가 새 둥지를 찾은 것만 같았습니다 짧은 만남이지만 기쁘고 즐거웠습니다 오랫만에 마음을 함께 맞추고 싶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마치 사랑하는 사람에게 장미꽃 한 다발을 받은 것보다 더 행복했습니다 그대는 함께 있으면 있을수록 더 좋은 사람입니다

Diary/Diary 2007.12.02

세상을 살다보면

세상을 살다 보면 미운 사람도 많습니다. 사랑하고픈 좋아하고픈 친해보고픈 사람도 많습니다. 그래서 사랑하다 보면 괴로움이 따릅니다. 때로는 사랑해선 안 되는 사람이어서 때로는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이어서 아픔도 따르고 괴로움도 따릅니다. 그렇다고 사랑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습니다. 괴로움 슬픔 아픔이 따른다고 사랑을 하지 않는다면 삶이란 것 자체도 괴로움의 연속이니 살지 말라는 말과 같습니다. 아파도 괴로워도 우리는 살아야 하고 사랑해야 합니다. 그래서 좋아하고 그래서 사랑하다 보면 때로는 실망하고 때로는 배신의 아픔으로 미움을 갖게 됩니다. 배신의 아픔은 우리가 그에게 반대급부를 바라고 있었음을 반증합니다. 조건 없이 바람 없이 주고 사랑했다면 돌아서 가는 사람은 그것으로 그만입니다. 미움도 아픔도 가..

Diary/Diary 2007.11.28

아름다운 당신께 가을은 외롭답니다.

가을은 외롭답니다. 그래서 지독한 사랑에 빠진답니다. 나무들은 훌훌 옷을 벗으며 가을볕을 듬뿍 끌어안고 햇살은 훌훌 비늘옷을 벗어던지며 바람을 가득 품어 안지만 가을에는 햇볕도 외롭답니다. 그래서 바작바작 가슴을 태운답니다. 가을에는 바람도 외롭답니다. 그래서 자꾸만 이리저리 쏘댕긴답니다. 가을에는 누구나 외롭답니다. 다만 가을이라서 외롭답니다. 가을볕도 외롭다고 갈바람도 외롭다고 나무들도 외롭다고 그래서 아무나 다 외롭답니다. 가을나무들은 훌훌 옷을 벗지만 가을사람들은 옷깃을 여민답니다. 가을이라 외로워서 외로움을 들키고 나면 더 깊숙하게 외로워질까 봐 자꾸만 옷깃을 여민답니다. 외로움도 하나의 상처랍니다.

Diary/Diary 2007.11.14

사랑을 지우다

문구점에 갔다. 얼굴을 지우는 지우개는 없더라. 연필을 지우는 지우개도 있고 색연필을 지우는 지우개도 있고 볼펜 글씨를 지우는 지우개도 있는데 너를 지우는 지우개는 없더라. 너와 내가 함께 한 사랑 여름날 뙤약볕에서 뜨겁던 사랑의 끝자락에서 그 아픈 흔적을 말끔히 지우는 지우개는 어디에도 없더라. 철없는 바람이 외롭다며 주인 잃은 내 마음을 파고드는 혼자만의 가을 산책길에서 바람을 지우듯이 너를 지운다. 너와 내가 함께 한 사랑 그 아픈 흔적을 지운다. 너를 지우며 너에게 묻는다. 진짜 우리가 했던 게 사랑이라는 거 맞니? 사랑을 지우며 사랑에게 묻는다. 사랑을 지우는 지우개는 왜 이리도 아프고 쓰라린 거니?

Diary/Diary 2007.09.14

계절도 사랑 같아요

계절도 사랑 같아요. 어쩜 그렇게 싸악 얼굴 바꾸고 돌아서는지... 언제 뜨겁게 사랑했던 적이 있냐고 우리가 했던 게 사랑이라는 거 맞느냐고 그토록 쌀쌀맞은 뒷모습을 보이는지. 계절도 인생 같아요. 겅중겅중 건너뛰는 법이 없거든요. 밟고 가야 할 발자국 하나씩을 또박또박 밟으며 걸어가듯이 내릴 비 내릴 만큼 내려야 하고 거친 바람 불 만큼 불어야 하고 뜨거울 만큼 뜨거워야 하고 그런 후에야 비로소 하나의 계절을 거두어들어기든요. 계절도 핑그르르 돌아서는 우리들 마음 같아요. 창문을 활짝 열라고 했다가 또 닫으라고 하거든요. 닫아둔 창문 밖에서 우수수 바람소리도 내고 닫아건 창문 밖에서 나직한 울음소리도 내거든요.

Diary/Diary 2007.09.13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당신에게

꿈을 꿀 수 있을 때 많이 꾸어라 세상의 현실은 그대를 차가운 존재로 만들 것이니 사랑할 수 있을 때 많이 사랑하라 사람들이 그대를 불신하게 만들 것이니 모든 걸 느껴 보아라 바람이 불면 시원하다고 느낄 것이며, 비가 내리면 촉촉하다고 느낄 것이며, 해가 뜨면 이 세상에 살아 있음을 느낄 것이다 힘들어도 피하지 마라 그것들은 너에게 결심을 갖게 해 주고 투지를 갖게 해 줄 것이니 사랑은 때로 나도 모르게 찾아오니, 언제나 맞을 준비를 하여 놓치고 후회 않도록 하자 행복은 어디에나 있다 그러니 행복을 기다리지 말고 네가 먼저 다가가 행복과 친해져라 이 모든 것들이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당신에게 해 주고 싶은 충고이자 사랑이다

Diary/Diary 2007.09.07

아름다운 당신의 사랑이 흔들릴 때

사랑은 하염없이 흐르는 강물 같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또한 사랑은 설렘과도 같은 흔들림이라는 그런 생각을 한 적도 있어요. 때로는 꽃이파리의 잔잔한 흔들림으로 다가서고 때로는 거친 파도 같은 뒤엉킴으로 내 모든 것을 흔들어대는 설렘과 흔들림이 사랑의 기본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해요. 그대 손짓 하나에 풀잎을 스치는 실바람처럼 설레고 그대 눈짓 하나로 강물 위를 떠도는 저녁바람 같은 떨림이다가 그대 말 한 마디로 인하여 폭풍처럼 으스러지기도 하는 사랑은 흔들림인 거죠. 늘 처음처럼 설레는 것은 아니지만 열정으로 매순간 흔들리는 것도 물론 아니지만 잔잔할 때도 흔들림 아쉬운 여운을 남기며 잦아들 때도 흔들림...

Diary/Diary 2007.08.17